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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묵상

2011년 7월 2일 토요일[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 기념일]

by 추산봉 2011. 7. 2.

저는 제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하는 줄을 모르셨습니까?”

 

그의 어머니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였다.


 

마리아께서 잃으셨던 예수님을 성전에서 찾으심을 묵상합시다.

 

 남산의 숲이 이제 제법 깊어졌다.

그래도 아직은 연녹색이 남아있지만 여름이 깊어질수록 검푸르게 짙어질것이다.

사계절은 참으로 신기하다. 사람이 성장기에는 사계에 대하여 단편적으로 보지만 나이가 들어 갈수록 종합적으로 보는경향이 있는것 같다. 즉 봄이 오면 여름이 생각나고 여름이 깊어지면 가을을 연상하며 가을이 다가오면 벌써 겨울을 생각하는 식으로...그래서 나는 벌써 낙엽이 지고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싸늘한 바람이 스쳐가는 겨울을 생각하며 이 녹음이 아까워 한다. 이 무슨 쓸데없는 생각이란 말인가! 그러나 분명 순환하면서 줄기가 굵어지고 산의 윤곽이 변해가는 것은 신비스로운 것이다. 우리가 태어나고 죽는 다는 것은 소위 과학적으로 따진다면 자연의 순환일것인데 교회에서 가르치는 부활은 여전히 어려운 신비이다.

 성모님께서 예수님을 잉태하시는 순간부터 믿음과 순종이 아니면 이해하기 어려운 신비가 시작 되었는데 잃으셨던 예수님을 성전에서 발견하고 대면하였던 순간은 성모님께서도 꽤나 당황하셨을것 같다. 왠지 아들이 아닌 어려운 존재, 독립된 존재로의 예수님을 발견하고 그 옛날 잉태하시던 당시의 기억이 떠오르셨을것이다.

 나도 아이들이 커나가면서 보여주는 독립된 사고와 생활을 지켜보며 때로는 불안감과, 때로는 아쉬움과, 때로는 서운함을 느끼는 것은 또한 신비이다. 나의 아버지가 할아버지로 부터 그렇게 거쳐왔고 나의 할아버지가 그의 아버지로 부터 그렇게 거쳐왔을 것이다. 이 또한 나의 아들이 그의 아들에게 또 그럴것이고 그의 아들이 그의 아들한테 또 그럴것이다.

그러니 내가 겨울을 미리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음이라기 보다는 순환의 이치를 습관된 경험으로 부터 떠올리는 것일텐데 어쩌면 성모님께서는 예수님을 잉태하시는 순간부터 환희와 고통과 영광을 다 꿰뚫고 계시며 때로는 서운함에 때로는 두려움에 휩싸이시면서도 주님께 대한 신뢰와 변함없는 믿음으로 겪고 감내하셨을것이다. 결국 성모님께서는 예수님의 사명을 위하여 당신의 일생을 오롯히 봉헌하신 것이 아닐까?

 

 주님 오늘도 저의 생각과 말과 행위가 성모님을 닮을수 있도록 해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