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의 힘으로 몸의 행실을 죽이면 살 것입니다.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새벽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잠시 뜸하다가 빗줄기가 다시 굵어집니다.
창밖 가까이 쉬나무 가지가 오랜 장맛비에도 불구하고 꼿꼿하게 자세를 유지하며 긴장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보는 현상이지만 쉬나무는 장마철에 꽃봉오리를 맺고 잠시 햇볕이 나면 만개합니다.
벌을 비롯한 곤충들은 쉬나무 꽃을 너무 좋아하여 채 피기도 전에 꽃언저리로 와서 꿀울 달라고 보채곤 합니다.
참 오묘한 나무입니다. 우선 하고 많은 시기중에 장마시기를 골라 꽃을 맺습니다. 가지가 단아하며 품위가 있고 잎은 강직하면서도 윤기가 흘러 기품이 있습니다. 다음은 꿀이 많아 밀원식물로 유명한데 아카시아를 꿀이 많아 bee tree라고 한다면 쉬나무는 bee bee tree라고 할 정도라고 합니다. 또한 열매는 디젤엔진유로 쓸수 있을정도이고 선비들은 쉬나무 기름으로 등불을 밝히고 공부를 했다고 합니다. 물론 목재는 가구재나 건축재로 쓰입니다. 나는 쉬나무가 너무도 마음에 들어 종자를 받아다가 시골에 심어 벌써 십여그루가 넘게 제법 자랐습니다. 해마다 쉬나무의 변화를 지켜보면서 인생에 대하여도 생각합니다. 우리집 쉬나무는 안방에서도 화장실에서도 거실에서도 작은방에서도 늘 창밖 가까이에서 함께 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나는 쉬나무같이 사는 삶이 바로 주님을 닮은 삶이 아닐까 비약해봅니다.
어려운 시기를 거뜬히 극복하고 주위에 녹음과 꿀과 기름과 목재를 제공함으로서 유익한 존재가 되고 단아하면서도 품위있는 자세로 온당치 못한것들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 강인함 등 등
어쩌면 토마스 사도를 닮은 나무가 바로 쉬나무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주님! 오늘도 저의 생각과 말과 행위로 온유하고 겸손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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