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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김유섭

[술술~미술]‘잘 나가는’ 한국 작가

by 추산봉 2014. 12. 18.

http://economy.hankooki.com/lpage/entv/201410/e20141028204404118220.htm

 

[술술~미술]‘잘 나가는’ 한국 작가

조상인기자ccsi@sed.co.kr
입력시간 : 2014/10/28 20:44:04, 수정시간 : 2014/10/29 14:35:46

 

 

경매 성과로는 ‘이우환’ 첫손 꼽히지만 비엔날레·전시 종합평가 백남준,김수자,양혜규 앞서 ‘잘 나가는’ 한국작가를 꼽으라면 단연 이우환이다. 세계적 미술전문매체 아트넷(Artnet)이 2011년 이후 지난 8월까지의 경매를 집계해 발표한 ‘세계 생존작가 톱100’에서 이우환은 낙찰총액 3,766만달러(약401억원)로 47위에 이름을 올렸고, 100위 내 한국작가는 그가 유일했다. 프랑스 기반의 미술시장전문지 아트프라이스(Artprice)가 2013년 경매시장을 결산한 최신 연례보고서에서는 427위에 올랐다. 500위 내 한국작가는 이우환 뿐이었다.

그러나 경매결과만 따지는 편협함에서 벗어난다면 얘기는 좀 다르다. 유럽에 기반을 둔 미술전문 분석지 ‘아트팩트넷(ArtFact.net)’은 비엔날레나 미술관 등 공공기관 전시 이력 및 아트페어·경매 성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순위를 매긴다. 1,2위는 물론 앤디워홀과 파블로 피카소. 한국작가로는 37위의 백남준이 100위 내 유일하다. 그 다음으로는 영상작가 김수자(233위), 설치미술가 양혜규(291위)가 300위 내에 들었다. 이우환은 960위로 뒤를 이었다. 작가 이불(1181위),서도호(1288위)도 평가가 좋다. 전세계 미술가 44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순위에서 비교적 상위권에 랭크된 작가들은 모두 해외에 전속화랑을 확보하고 있다.

정연두(1481위)를 비롯해 구정아(1650위),김성환(1717위),장영혜중공업(1723위),세오(1735),임민욱(2169위),이수경(2848위),천경우(2910위),김홍석(2916위),니키리(3067위),이용백(3625위),이주요(3731위),김범(3922위) 등이 선전 중이다. 미술계에서는 호평받는 기대주로서 세계적 명성을 쌓는 이들 작가 상당수는 국내 대중에게 생소한 이름이다. 독일에서 활약중인 세오를 제외한 대부분은 영상 및 설치작가이며 개념미술가들로 전통적인 화가·조각가와는 다르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박준범(4008위),함경아(4222위),애니카 이(4448위),이기봉(4551위),전준호(4698위), 최선아(4800위), 배병우(4831위),백승우(4889위),임원주(4899위),문지하(4917위),최정화(4929위),최우람(4947위),원성원(5253위),김준(5457위),차학경(5636위),구동희(5654위),김기라(5919위),박찬경(6058위),이영재(6176위),이배(6379위),신미경(6628위) 등 30대부터 60대 이상 작고 작가까지 다양한 세대의 한국작가들이 국제 순위에서 자리를 차지했다. 미국이나 유럽에 거점을 두고 활동하는 작가들도 눈에 띈다. 문경원(7063위),배영환(7066위),노순택(7072위),이슬기(7083위),강익중(7240위),전광영(7413위),함양아(7443위),배찬효(7515위),길초실(7874위),이혜림(7871위),이일(8074위),김신일(8102위),이창원(8243위),김유섭(8281위),김섭(8648위),나현(8850위),김소라(9497위),오승열(9599위),김윤철(9788위),김수(9826위) 등이 1만등 내에 이름을 올렸다.

경매와 가격만으로 미술가를 평가할 수는 없다. 좋은 배우를 관객 동원 수로만 판단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미술품의 가치가 미술사라는 역사적 평가에서 완성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지켜볼 작가를 현재의 경매실적 표에서만 찾을 수만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국제 미술계가 주목하는 작가들의 잠재가치는 무궁무진하다. 물론 해외 평가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도 위험하다. 그러나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미술시장 중장기 발전전략을 위한 정책 중 하나로 제시한 ‘온라인 미술품거래 등록 사이트’에서 정찰제 공산품 시장과 현격히 다른 미술시장의 불황 탈출구를 찾겠다는 것은 더욱 위험하지 않을까. 가격정보도 중요하지만 총체적 평가와 장기적 전망을 내다볼 큰 그림시스템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