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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묵상

2014년 4월 19일 토요일[부활성야]

by 추산봉 2014. 4. 19.

빛이 생겨라." 하시자 빛이 생겼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그 빛이 좋았다.


번제물로 바칠 양은 어디 있습니까?


물이 제자리로 되돌아왔다.


영원한 자애로 너를 가엾이 여긴다.


가까이 계실 때에 그분을 불러라.


하느님의 길을 걸었더라면, 영원히 평화롭게 살았으리라.


너희는 나의 백성이 되고 나는 너희의 하느님이 될 것이다.


여러분 자신도 죄에서는 죽었지만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하느님을 위하여 살고 있다고 생각하십시오.


두려워하지 마라. 거기에서 나를 보게 될 것이다.


부활성야를 맞이하는 나의 마음이 왠지 침울하다.
올 사순기간은 다른 어느 때 보다도 힘들었다.
몸도 그렇지만 마음이 모아지지 않아 흐트려 진 마음을 모으느라 힘들었다.
그런데 세월호 침몰사고가 가슴을 때린다.
한국이 조금 잘살게 되었다고 우쭐거리는 사이 사회는 병들어 갔다.
돈이 세상을 지배하고 그 돈은 적절히 쓰여지지 않아 국가 시스템과 사회 곳곳에서 헛점과 불평등이 드러난다.
얼마전 선배한분과 오랜만에 만나 식사하는 자리에서 들은 이야기가 떠 오른다.
그 선배는 외국에서 어렵사리 재난과학관련 박사학위를 받고 한국에 돌아와 한국에서도 재난 발생 시를 대비하여
시스템과 메뉴얼 마련 등 사전 준비체계를 갖추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많은 사람들에게 비웃음을 당하여 속이 상한다고 하소연 한다.
일어날 확률이 희박한데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낭비가 아니냐는게 비웃는 사람들의 골자라고 한다.
세월호의 구명정이 펴지지 않은 것은 평소에 유지관리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묶어 두었고, 인건비가 아까워 재난대비훈련을 하지 않아서일것이다. 한국의 국가와 사회시스템에서 이런 일은 수도 없이 많다. 전기와 물을 절약하여 씀으로서 원자력발전소와 댐(보)을 만들지 않는 쪽으로 가야 하는 것을 오히려 사용량을 늘리고 그 전기료와 물값을 많이 거두어 경제규모를 키워야 복지 국가인양 하는 정책이 그 한 단면이기도 하다. 쓰는 사람들 역시도 조금의 불편함을 참지 못한다

이러한 것들이 하루 하루 그냥 지나가기 때문에 앞으로도 많은 고난을 자초 할 것이다.
예수님의 부활은 빈 무덤에서 시작되었다고 설파한 소설가 고 최인호 베드로님의 글이 아니더라도 작금의 우리는 많은 것을 버려야 한다.
그래서 올 부활성야미사는 참혹하게 세상을 떠난 세월호 침몰 희생자들의 영혼에게 주님의 자비가 내려지기를 기원하고자 한다.
주님 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