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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건축

“서울시 영동대로 지하 개발,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by 추산봉 2016. 6. 27.

사 회
“서울시 영동대로 지하 개발, 원점에서 재검토해야”법응스님, 졸속 우려…박원순 서울시장에 공개질의
조계종에 ‘불국토 백년대계’제안, 봉은사에 관심 촉구
승인 2016.05.11  (수)  08:35:28
정성운 기자

불교사회정책연구소장 법응스님과 이원영 수원대 교수(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순환형도시계획연구위원회 위원장)는 10일 오전 서울 관훈동의 한 찻집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서울시가 발표한 ‘영동대로 지하공간 통합개발 기본구상’에 대해 페기 후 새로 구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법응스님은 이날 “서울시 사업에 사회 및 역사 문화 그리고 지질학적으로 적지 않은 문제가 있음을 발견했다”고 밝히고 “이에 9일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본 사업에 대한 문제지적 및 질의 공문을 발송했다”면서 질의서를 공개했다.

서울시는 지난 2일 봉은사와 삼성역 사이에 프랑스의 라데팡스를 지하 6층(51m), 길이 630m, 폭 70m 규모의 광역복합환승센터를 조성해 동남권 신교통 상업허브를 만들어 2021년 개통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불교사회정책연구소장 법응스님과 이원영 수원대 교수는 10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서울시가 발표한 ‘영동대로 지하공간 통합개발 기본구상’에 대해 페기 후 새로 구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법응스님은 표지 포함 29쪽 분량의 질의서에서 서울시의 계획에 대해 ▶철저한 준비의 결여-철학과 테마가 부재 ▶현대차 GBC에 지나친 배려 ▶지질 등 건조물의 안전 문제 ▶역사와 인문가치의 부재 ▶교통난 증대, 미래성 부재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법응스님은 이어 박원순 시장에게 “광폭 심층적인 연구와 논의가 부재한 채 졸속 추진되는 사업으로 프랑스 라데팡스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아닌가? 세계에 유례없는 지하 6층 구조의 지하공간 개발은 여러 위험성이 내재하며, 현대차 GBC 지하 6층과 보조를 맞춰주기 위한 특혜가 아닌가?”등 8개항을 질의했다.

법응스님은 특히 “박원순 시장님마저 시정을 조급하게 진행한다면 우리 사회의 고질병인 성과주의, 적당주의를 누가 제동을 걸겠습니까”라며 졸속 진행을 우려하고 “이제라도 별도의 개발위원회를 구성해서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마땅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서울시의 ‘영동대로 지하공간 통합개발 기본구상’ 중 예시도 일부.

이원영 교수는 “철도 건설은 남북통일을 염두에 두고 계획되어야 하는데, 이번 계획에서는 장기적인 안목이 결여돼 있다”고 지적하고 “공간을 다루는 박 시장의 발상이 미숙하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자신이 위원장으로 있는 국토․도시계획학회 순환형도시계획연구위원회에서 서울시의 계획을 비판적으록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또 국토의 보존과 사찰의 수행‧생태환경을 가꿔가기 위한 조계종의 노력을 촉구하면서 “순환형‧청정국토 즉, 불국토 백년대계를 종단에서 구상해 정부를 리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법응스님은 “서울시의 계획에 천년 넘는 역사‧문화적인 가치를 지닌 봉은사를 배제했다”고 지적하고 “지역의 역사와 자연과의 조화를 고려하지 않은 도시설계”라고 비판했다.

법응스님은 서울시의 계획에서 봉은사의 수행‧역사‧문화성을 살리고, 반면 부정적인 요소를 최소화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봉은사가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야 한다“고 촉구했다. 법응스님은 박 시장에게 질의서를 보내기에 앞서 봉은사 관련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 주지 원명스님에게 수차례 전화를 했으나 통화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한편, 법응스님은 서울시에 보낸 질의서에서 ‘구 한전 부지에 대한 문제 제기’를 부록으로 포함하고, “봉은사 토지(구 한전부지)에 대해 정부와 서울시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서 사실조사 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질의서 중 전문(前文).

안녕하십니까

시장님을 마지막으로 뵌 것은 지난 2012년 6월 5일 당시 제가 공동대표로 있던 단체에서 진행한 <서울시장 초청  ‘탈핵 그리고 에너지 절약’좌담회> 자리에서 였습니다.

시장님께서도 아시다시피 저는 우리 사회와 조계종단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비판과 대안을 제시해 왔습니다. 불교계에서 가장 먼저 공개적으로 경부운하를 반대했고, 4대강 사업에 대한 문제제기의 글을 <오마이뉴스>에 수회에 걸쳐 기고하였으며,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북한산관통 터널 공사와 관련해서는 터널로 야기되는 사회적 문제, 거시적 입장에서의 교통 대안 그리고 <터널설계기준> 위반 등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결국 북한산 터널 문제는 고 노무현 대통령이 조계종 종정예하를 예방하여 양해를 구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저는 시장님이 그 누구보다 시민과 환경을 생각하며 뛰어난 역량과 인문정신을 바탕으로 서울시민의 행복과 안전을 위한 정책, 백 년 이후를 내다보는 미래지향적 가치 중심의 시정을 펼쳐가는 시장님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조계종이 봉은사 토지(구 한전부지)의 소유권 반환을 주장하면서 시장님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문제제기 방식에 있어서 비합리적이고 지나친 점이 없지 않으나, 역사적 해원이 필요한 사건이므로 중대한 민원으로 간주해서 대책을 세우셔야 합니다.

『영동대로 ‘광역복합환승센터’조성, 동남권 新교통 상업허브』계획(630m 폭 70m 깊이 51m, 지하 6층)과 현대차GBC 안에 대해 적지 않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기에 연이어 질의합니다. 서울시 안을 볼 때 협의적이고, 한계성이 있으며, 여러 부작용이 예상됩니다.

서울시는 보도자료에서  “한국판 라데팡스 ‘영동대로 지하공간’개발 구상”이라고 하지만 광폭 심층적인 연구와 논의가 부재하며, 비교자체가 안되는 사업이라는 생각입니다. 라데팡스는 전문위원회를 구성해서 40여 년에 걸쳐서 심층 광의적인 연구와 의견을 수렴하여서 진행되었습니다. 소위 ‘역사의 축’(Historical Axis) 상에 건설되고 역사와 문화를 중시했으며 테마가 있습니다.

하여 저는 ‘광역복합환승센터’계획이 성과를 내기 위하여서는 철저한 준비와 의견수렴, 특히 우리의 역사와 멋 등 정체성을 살리면서도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는 의견에서 다음과 같이 제안을 드립니다.

이 사업은 서울시가 추진은 하되 국가적 사업으로 이루어 져야 하는 성질과 규모입니다. 서울시가 이 사업과 연계된 각종 사업에 대해서  보도자료를 통해 일방적인 발표를 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 지금이라도 라데팡스와 같이 전문조직을 구성해서 준비- 계획 - 시행이 예측가능하며,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고 시민참여와 설명에도 부족함이 없어야 합니다.  도시계획에서 철학과 테마가 없다면 문화적 정체성 문제가 제기될 것입니다.
 
둘째, 각 분야별로 정밀한 시뮬레이션을 통한 검증과 문제점을 착안해 내서 시정 보완해야 합니다. 
        ㅇ 영동대로에 ‘광역복합환승센터’에 대해서는 각 도로노선에 따라 운행되는 대용량 차량 각 개체들의 움직임을 현실적으로 재현해서 ‘광역복합환승센터’출입 예측상황 및 발생하는 효과 등을 실험하는 실시간 시뮬레이션(Realistic Traffic Simulation) 제작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를 통해 시민들(언론)에게 왜 효과적이고 필요한 사업인지를 공개 설명해야 합니다.
        ㅇ ‘광역복합환승센터’에 출입하는 6개 기차노선(삼성-동탄 | 킨텍스-삼성 | 위례-신사 | 금정 –의정부 | 수서-의정부 | 당아래 –잠실)에 대해서도 각 열차들의 실시간대 움직임을 시뮬레이션화 해서 시민에게 공개하시기 바랍니다.
        ㅇ ‘광역복합환승센터’에 숙박, 교통이용, 관광, 쇼핑을 위해 이동할 인파의 인원, 동선, 체류시간 등을 예측하고, 특히 화재 등 사고 시를 대비한 군중 시뮬레이션(Crowd Simulation)을 최대한 실시해서 시민에게 소개하십시오. 이래야만 주차문제 등 부수적으로 발생 가능한 문제가 해결될 수 있으며, 시민의 이해와 호응이 있게 되고, 시공 중 설계변경 등 불필요한 예산낭비를 방지합니다.

셋째, 본 질의서에서 수회 지적한 바, 서울시는 이 사업에 봉은사 등 일대의 문화유산을 직간접적으로 응용하고 활용함으로써 역사성과 문화성을 가진, 테마가 있는 거리를 구축해야 합니다. ‘광역복합환승센터’를 찾은 내외관광객이 지척의 봉은사를 찾을 경우 그 혼잡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가요? 역사와 문화를 외면한 도시계획은 인문정신 및 국가적 정체성과 미래를 부정하는 발상이며, 생명력이 없는 사업입니다. 역사와 미래가 조합된 상징물도 건립해야 합니다. 이 사업의 진행으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와 예술 등 전 분야가 고루 발전되었을 때 진정한 가치와 의미, 성과가 보장될 것입니다. 일반 시민과 소외 계층을 위한 대안도 마련해야 합니다.

넷째, 사업지역과 주변일대의 토지계획 등을 미리 정하고 향후 지속적인 보완을 위한 계획안을 준비, 발표해야 합니다.

박원순 시장님 마저 시정을 조급하게 진행한다면 우리 사회의 고질병인 성과주의, 적당주의를 누가 제동을 걸겠습니까? 
비록 비전문가의 의견이라 해도 타당성이 있다고 여겨지면 수용해 주시기 바라며, 조속한 시일 내 성실한 답변을 주시기 바랍니다. 늘 청안하시기를 기원하며, 시민의 존경과 믿음 속에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기는 서울시장이 되시기를 앙축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