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역사문화를 통한 부활을 꿈꾸는 목포 원도심
- Posted at 2009/12/28 12:52
- Filed under 연구원살롱
근대역사문화를 통한 부활을 꿈꾸는 목포 원도심

원도심을 처음 찾은 이들의 반응이다. 목포시의 원도심은 일제시대의 건축물로 즐비하기 때문에 마치 영화세트장에 온 듯한 느낌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특히 일제시대 일본인 조계지였던 만호동과 유달동 일대의 번영로길이 그 중심에 있다. 그 당시만 해도 목포시는 8.6㎢의 도시면적에 인구 6만인 전국 6대 도시의 하나로 성장하여 一黑(김), 三白(면화, 쌀, 소금)의 집산지였다. 그 이후 1970년대 들면서 목포시는 다른 여타 지방도시처럼 도시가 확대되고 2000년 이후에는 하당신도시 및 남악신도시가 목포시의 도심으로 바뀐다. 이러한 변화로 원도심은 점점 쇠퇴하고 빈 건물이 증가하고 인근 수산시장이나 재래시장의 경우에도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게 된다. 원도심에 사는 주민들도 그 공간에서 희망을 찾기 보다는 건물이나 토지를 처분하고 신도심으로 나가기를 원하고 있고 목포시도 일부 공간에 고층 아파트를 지어 분양을 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목포 원도심의 다양한 공간들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공간 속에 재미있는 요소들이 많이 숨어있다.
얼마 전까지 목포문화원으로 사용되었던 옛 일본영사관 건물은 벽돌과 나무로 지어져 있고 옛 건축양식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으면 유달산 중턱에 있어 원도심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또한 외벽에는 전쟁으로 인한 총탄의 흔적들이 남아있어 그 당시의 급박한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 또한 건물 뒤에는 일제시대 반공호가 그대로 남아있어 일본인들의 전쟁에 대비한 일본인들의 철저한 준비를 엿볼 수 있다.
![]() <일본영사관> |
![]() <반공호> |
![]() <옛 동약척식주식회사> |
또한 현재 근대역사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옛 동양척식주식회사 건물 역시 당시의 건축양식을 훌륭하게 반영하고 있다. 박물관에는 과거 원도심의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고 당시 사용했던 육중한 금고도 볼 수 있다. 인근에는 옛 일본식 적산가옥이 카페로 활용되고 있어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 <갑자옥 모자점> |
![]() <옛 동화부인상회> |
![]() <건재사로 사용중인 붉은 벽돌창고> |
![]() <옛 화신백화점> |
![]() <한국제분 공장> |
그리고 유달산 아리랑 고개를 넘어 서산동, 온금동에는 과거 조선내화 벽돌공장이 현재 빈 공간으로 남아있다.
또 하나의 아파트촌? 아니면 대한민국의 근대역사문화 일번지?
과연 이 공간들은 앞으로 어떻게 변화될까? 그 누구도 명확하게 대답하지도 못 할 것이고 또한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실마리를 찾을 수는 있을 것 같다.
먼저 우리가 힌트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시대적 흐름을 읽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제는 배고픔보다는 삶의 질을 추구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다시 말해 환경, 문화 등 삶을 더 풍요롭게 해 주는 것에 의미를 두고 이런 것들을 추구하고 있다. 반대로 6,70년 대 우리나라의 핵심산업이었던 제조업, 중화학공업 등은 이미 값싼 노동력을 찾아 해외로 공장을 이전했거나 이전을 진행하고 있다. 물론 도시정책적 측면에서 꾸준한 기업유치는 계속적으로 해야겠지만 그것이 핵심이 되는 시대가 점점 지나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 일본 등 이미 많은 선진국에서는 문화와 환경을 중심으로 한 도시정책이 핵심이 되고 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목포의 원도심은 우리나라의 근대공간을 가장 잘 재현할 수 있는 장소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우리가 고려해야 할 사항은 비용부분이다. 우여곡절 끝에 민간 자본을 유치해 아파트를 지을 수 있지만 이미 목포시 신도심인 하당신도시, 남악신도시 등도 미분양이 있는 상황에서 원도심에 조성되는 아파트가 얼마나 분양이 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또한 이 비용이 민간 자본으로 진행되는 것이어도 크게 보면 사회적 비용이므로 미분양이 될 시 결국은 커다란 낭비를 가져온다. 그렇기에 공간에 전면재개발이나 아파트 개발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여전이 필요하다.
부가적으로 고려할 것은 바로 이 공간의 희소성과 결과적으로 제공될 다양성을 주목해야 한다. 희소성이라고 하면 바로 오밀조밀한 근대공간이라는 것이다. 물론 인천이나 군산, 진해, 마산 등 우리나라에 다양한 근대공간이 있지만 목포시처럼 뒤에는 유달산, 앞에는 바다와 삼학도라는 천해의 자연환경이 둘러싸고 있고 도보로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의 범위를 갖는 곳은 목포시가 유일하다. 또한 이 유휴공간들을 활용해 박물관, 미술관, 주민창작센터, 여객터미널과 연계한 관광객 숙박사업, 도서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확보해 낼 수 있다. 이는 원도심에 부족한 문화, 복지, 교육 부분을 채워줌으로써 좀 더 많은 주민이 활용하는 살아있는 공간이 될 수 있다.
이러한 힌트를 감지하더라도 현실적으로 넘어야 할 많은 과제가 남아있고 또한 변수들도 많이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고민들의 쌓이고 쌓이면 좀 더 좋은 아이디어들과 합의를 통해 그 공간에 꼭 맞는 모습이 나타나리라 기대해 본다.
<이 글은 월간 도시문제에 기고된 글입니다.>